한글 주소를 주소창에 입력해 접속한 뒤 그 주소를 복사해 메신저에 붙여 넣었더니, 엑스엔과 하이픈 두 개로 시작하는 알 수 없는 영문이 나타난 경험이 있으신가요? 고장이 아니라 인터넷이 원래 그렇게 동작하기 때문입니다. 링크모음과 주소모음을 자주 쓰는 분이라면 이 원리를 알아 두는 것만으로도 수상한 주소를 한 번 더 걸러낼 수 있습니다.
인터넷 주소는 원래 영문만 알아들었다
도메인 이름 체계는 처음 설계될 때 영문 알파벳, 숫자, 하이픈 정도만 쓰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전 세계 서버가 같은 규칙으로 주소를 주고받아야 하니 문자 종류를 최소한으로 줄인 것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이용자가 늘면서 각자의 언어로 주소를 쓰고 싶다는 요구가 커졌고, 기존 체계를 뜯어고치지 않고 다국어를 담는 방법이 필요해졌습니다.
그 해법이 국제화 도메인이라는 방식입니다. 한글이나 한자, 아랍 문자 같은 글자를 영문과 숫자 조합으로 바꾸어 기존 체계에 그대로 실어 보내는 것이죠. 이때 쓰는 변환 규칙을 퓨니코드라고 부르며, 변환된 덩어리 앞에는 이 부분은 다국어를 바꾼 것이라는 표시로 엑스엔 하이픈 하이픈이 붙습니다.
퓨니코드는 어떻게 생겼을까
변환 과정을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원래 글자 가운데 영문은 그대로 앞쪽에 두고 한글처럼 영문이 아닌 글자는 위치와 순서 정보를 숫자와 알파벳으로 압축해 뒤에 이어 붙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보기에는 무작위 문자열 같지만, 브라우저는 이 문자열을 다시 원래 한글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주소창에는 한글로 보이다가 복사하거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기면 변환된 모습이 드러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브라우저 주소창: 대부분 사람이 읽기 쉬운 한글 형태로 보여 줍니다.
- 복사해서 붙여 넣은 텍스트: 프로그램에 따라 엑스엔으로 시작하는 형태로 바뀌어 보일 수 있습니다.
- 메일이나 문서 속 링크: 작성 도구가 어떤 형태로 저장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내부적으로는 항상 변환된 영문 형태로 주고받습니다.
한글 도메인은 두 가지 모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한글 이름 뒤에 닷컴이나 케이알 같은 영문 끝자리를 붙인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끝자리까지 한글로 된 점 한국 도메인입니다. 점 한국 역시 우리나라를 뜻하는 국가 도메인으로, 겉보기에는 모두 한글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끝자리까지 엑스엔 형태로 바뀌어 전달됩니다.
왜 브라우저는 일부러 변환된 모습을 보여 줄까
가끔은 한글 주소가 아닌데도 주소창에 엑스엔 형태가 그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브라우저가 의심스럽다고 판단했을 때 원래 모습을 숨기지 않고 변환된 문자열을 드러내는 보호 장치입니다. 겉보기에는 영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양이 비슷한 다른 나라 문자를 섞어 만든 주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라틴 문자 오와 생김새가 거의 같은 키릴 문자를 섞으면, 화면상으로는 익숙한 쇼핑몰 이름과 똑같아 보이는 주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수법을 닮은꼴 문자 공격이라고 부릅니다. 브라우저는 서로 다른 문자 체계가 한 이름 안에 섞여 있으면 경고 차원에서 퓨니코드를 노출하므로, 영문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주소창에 엑스엔이 보인다면 그 자체로 멈춰야 할 신호입니다.
닮은꼴 문자는 한글보다 라틴 문자와 키릴 문자, 그리스 문자 사이에서 주로 문제가 됩니다. 소문자 에이와 키릴 문자 아처럼 눈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짝이 꽤 많기 때문입니다. 글꼴에 따라 차이가 더 안 보이기도 하니, 중요한 로그인 화면일수록 주소창을 확대해 한 글자씩 살펴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한글 도메인을 안전하게 쓰는 방법
- 자주 가는 사이트가 한글 주소를 함께 운영한다면, 공식 홈페이지 안내에 그 한글 주소가 실제로 적혀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 영문 이름의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주소창에 엑스엔으로 시작하는 표시가 보이면 로그인이나 결제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 메신저로 받은 링크는 누르기 전에 길게 눌러 미리 보기로 전체 주소를 펼쳐 봅니다.
- 자주 쓰는 곳은 검증된 경로로 한 번 접속한 뒤 즐겨찾기에 저장해 두고, 다음부터는 그 저장본으로 들어갑니다.
한글 도메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기억하기 쉽고 입력도 편해서 공공 기관이나 지역 단체가 홍보용으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변환 원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때 생깁니다. 주소창에 보이는 글자와 실제 문자열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도 훨씬 신중해질 수 있습니다.
주소를 남에게 전달할 때도 이 원리를 알아 두면 편합니다. 상대방의 메신저나 메일 프로그램이 한글 주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링크가 중간에 끊기거나 일부만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변환된 엑스엔 형태를 그대로 보내도 같은 곳으로 연결되므로, 받는 사람에게 어떤 사이트인지 이름을 덧붙여 알려 주면 혼란이 줄어듭니다.
검증된 경로로 사이트에 들어가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주소와이의 최신주소 목록을 출발점으로 삼아 보세요. 확인 절차가 궁금하다면 보안 안내 안내를, 원하는 사이트가 보이지 않으면 묻고 답하기에 남겨 주시면 됩니다.
영문 이름 사이트인데 주소창에 엑스엔 하이픈 하이픈이 보이면 그 자리에서 창을 닫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