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끼리 서로를 찾을 때 쓰는 진짜 주소는 IP 주소입니다. 흔히 보는 형태는 점으로 구분한 숫자 네 묶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이트에 갈 때 숫자를 입력하지 않고 영어나 한글로 된 이름을 씁니다. 왜 숫자 대신 이름을 쓸까요? 그리고 그 이름은 어떻게 숫자로 바뀌어 목적지를 찾아갈까요?
이름을 숫자로 바꿔 주는 전화번호부
휴대폰 연락처에서 이름을 누르면 전화가 걸립니다. 우리는 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되고, 상대가 번호를 바꾸면 연락처만 고치면 됩니다. 인터넷에도 이런 연락처 역할을 하는 체계가 있는데, 이것을 도메인 이름 시스템, 줄여서 DNS라고 부릅니다.
주소창에 사이트 이름을 입력하면 브라우저는 먼저 DNS에 이 이름의 번호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DNS가 숫자 주소를 알려 주면 브라우저는 그 숫자로 서버를 찾아가 페이지를 받아 옵니다. 이 묻고 답하는 과정은 대개 아주 짧은 시간에 끝나서 이용자는 느끼지 못합니다.
- 주소창에 사이트 이름을 입력합니다.
- 브라우저가 최근에 물어본 기록이 있는지 먼저 살핍니다.
- 기록이 없으면 DNS에 이름에 해당하는 숫자 주소를 묻습니다.
- 받은 숫자 주소로 서버에 연결해 페이지를 불러옵니다.
자주 가는 사이트라면 이 과정이 더 빨라집니다. 브라우저와 기기가 최근에 물어본 답을 잠시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 쓰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이트를 두 번째로 열 때 조금 더 빨리 뜨는 데에는 이런 기억도 한몫합니다.
숫자를 직접 입력하면 왜 잘 안 될까
그렇다면 숫자를 알아내 직접 입력하면 더 빠르지 않을까요? 실제로는 그렇게 해도 원하는 사이트가 잘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버 한 대가 여러 사이트를 함께 맡고 있어서 숫자만으로는 어느 사이트를 보여 줘야 할지 알 수 없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큰 서비스일수록 이용자 가까이에 있는 여러 서버로 접속을 나누어 받습니다. 같은 이름이라도 어디서 접속하느냐에 따라 다른 숫자 주소를 알려 주는 것입니다. 숫자는 이렇게 상황에 따라 바뀌지만 이름은 그대로라서, 이용자는 이름 하나만 기억하면 됩니다. 보안 연결도 이름을 기준으로 확인하도록 되어 있어 숫자로 접속하면 정상적으로 맺어지지 않습니다.
이름이 주는 또 하나의 장점,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숫자 주소는 사람이 봐서는 누구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반면 도메인 이름은 읽을 수 있고, 운영사가 공지한 이름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공식 사이트인지 판단할 때 주소창의 이름을 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기억하기 쉬움: 길게 이어진 숫자보다 서비스 이름이 훨씬 오래 기억됩니다.
- 바뀌어도 그대로: 서버를 옮겨도 이름은 유지됩니다.
- 여러 서버로 분산: 같은 이름 뒤에서 가까운 서버가 응답합니다.
- 눈으로 확인 가능: 공식 이름과 같은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문자나 메일로 받은 링크가 숫자 주소로만 되어 있다면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정상적인 서비스가 일반 이용자에게 숫자 주소를 안내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가진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도메인은 등록 절차를 거쳐 주인이 정해지고, 운영사는 그 이름을 지키려고 꾸준히 관리합니다. 오래 유지된 공식 이름일수록 믿고 찾아갈 근거가 되어 줍니다.
이름은 그대로인데 서버가 이사하는 원리
서비스가 서버를 새 장소로 옮기면 숫자 주소가 바뀝니다. 이때 운영사는 DNS에 적힌 번호만 새것으로 고치면 되고, 이용자는 아무것도 몰라도 됩니다. 다만 고친 내용이 곳곳의 DNS에 퍼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 이사 직후에는 일부 이용자에게만 접속이 느리거나 예전 서버가 보이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름 자체가 바뀌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름이 바뀌면 이용자가 기억하고 저장해 둔 모든 곳을 고쳐야 하므로, 운영사는 될 수 있으면 이름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숫자는 자주 바뀌어도 되고 이름은 오래 가야 한다는 것이 DNS가 나누어 맡긴 역할입니다. 주소모음이 숫자가 아닌 이름을 기준으로 목록을 관리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주소모음이 이름으로 링크를 거는 이유
주소모음과 링크모음은 모두 도메인 이름으로 링크를 겁니다. 숫자는 운영사가 서버를 옮기면 금세 쓸모없어지지만, 이름은 운영사가 바꾸지 않는 한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이트모음 하나로 여러 서비스를 오래 안정적으로 이어 줄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입니다.
주소와이 역시 운영사가 공지한 도메인 이름만 걸고, 이름이 바뀌었다는 공지가 확인되면 새 이름으로 고칩니다. 공식 이름으로 정리된 목록은 전체 목록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받은 링크가 이름 없이 숫자와 점으로만 되어 있다면 누르지 말고 공식 이름으로 직접 찾아가세요.
